3월 9일 중(重)환과 노(老)환사이

선배들이 내과 인턴을 처음 하고 난 후에 항상 하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저 역시 같은 경험을 하고 있네요,

조금 지나면 이것도 무감각해지게 되려나요.,
 

한분이 누워계십니다.

intubation하셔서 말도 못하시고

혈소판, 응고인자 수치가 낮으신 건지 출혈도 잘 안멈추십니다.

보호자들이 DNR을 하지 않았는지 lab. order는 자꾸 나오는데

앙상한 팔만 잡아도 아프신지 온몸을 떨으시면서 눈가에는 눈물이 맺힙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밖의 풍경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단지 낮인지 밤인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겠네요,

주위에서는 수많은 모니터링 장치의 삑삑 거리는 소리

그리고 수많은 파란 가운의 사람들, 그리고 주사바늘


이분은 과연 행복하실까요


중환을 경하게 만들어 다시 일반병동으로 올려보내는 것이 중환자실의 역할이건만

한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저보다 1.5배쯤 수기를 잘하고, 1.5배쯤 빠른 속도를 자랑하며,
1.5배쯤 환자와 rapport를 잘 쌓는 카운터 덕분에
요샌 그래도 버틸만한 인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일주일만에 당직 기상 시간을 5시에서 5시 30분으로 늦췄고
다음주말에는 오후 2시 퇴근을 계획중입니다.
non-function 인턴에서 지금은 mal-function쯤 되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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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10/03/10 10:52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JUNN 2010/03/10 21:40  수정/삭제

      내일이구나ㅋㅋ이틀간 잘 버텨ㅋ
      너무 휴머니스틱해서 환자들한테 IV도 잘 못 꼽고 있다-_-ㅎ

  2. 양깡 2010/03/10 14:35  수정/삭제  댓글쓰기

    죽음의 장소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데,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자신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곳은 편안한 집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병원으로 데리고 옵니다. 아파서 병원에 있다가 가시는 분도 계시지만, 노환으로 가시는 경우에도 병원으로 오시죠.

    제도적으로 편안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찾아보니 해외에는 그렇게 지원하는 곳도 있더군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 JUNN 2010/03/10 21:45  수정/삭제

      잘 알지도 못하고 끄적인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도적인 지원이 미비하니 차라리 병원에서 발벗고 나서서 호스피스 시설을 병원내부에 설치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적도 있었는데요,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서 어떻게 하면 환자에게 더 아픔을 주지 않고 편안하게 여생을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지 항상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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