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폭풍의 일주일

이번주는 제목같이 폭풍처럼 지나갔습니다.

월요일 아침에 신환 3명이 온 것 부터..

보통 신환이 오면 물론 다는 아니지만 다음과 같은 것(?)들이 부착됩니다.

C-line(약물 주입 route)
L-tube(밥줄)
Foley(소변줄)
Intubation(인공삽관:숨줄?)

그리고 여러 채혈을 통한 검사들

이 중엔 주치의 선생님이 하시는 것들도 있고 인턴이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어쨌든 신환이 한명만 내려와도(노환이 아니라 진짜 급성으로 중환이 된 환자라면)

대게 인턴 한명의 1시간 분량의 job이 밀리게 됩니다.

요새 수기 속도라면 1시간이면 대략 12명의 채혈(동맥혈 채혈을 통한 각종 검사)과 bottle 옮겨담기 및 지혈이 가능한 시간인데,

여기에 CT 검사 등등으로 인턴 한명이 또 차출되고


HIV + HCV 환자도 잠깐 왔었습니다. 간부전으로 하루만에 expire했지만,

culture하는데 혹 바늘에 찔리지 않을까 완전 긴장하면서 했었습니다.

처음에 HIV인줄 모르고 장갑 안끼고 환자 채혈을 하던 카운터는 하루종일

피를 손으로 만졌다고 찜찜해 하였습니다.

* 참고로 HIV는 피가 피부에 묻는 것으로는 전염되지 않습니다. 바늘에 찔리면 0.3%의 확률로 전염되고요.



아무튼 이런식으로 정신없는 일주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요새는 그냥 신환도, expire하는 분도 없이 그냥 그대로 안정되어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어제는 이래저래 병동 분위기가 뒤숭숭했습니다.

새로 2명의 환자가 오고, 또 새로이 2명의 환자가 expire했습니다.

그리고 1분은 상태가 많이 안좋으셨는데,

이렇게 동시에 3분이 삶과 죽음의 문턱에 있는 상황에서

면회시간에 중환자실 전체가 세 가족의 통곡소리로 가득차기도 했습니다.



간암으로 상태가 그리 좋아지지 않고 있는 한 분을 채혈하기 위해 손에 있는

장갑(다치지 않게 양말을 씌워놓는 것입니다)을 벗기자 거기에 따님으로 추정되는

아이의 증명사진을 꼭 쥐고 계시더랍니다.


누군가의 어머니, 아버지

딱 내 부모님 나이되시는 분들도 있으시고,


최근에 어머니 건강이 많이 안좋으셨다가 나아지셨습니다.

그냥 다른 욕심없이 우리 가족이 건강한 것으로 감사할 일입니다.


이틀에 한번씩 환자분들이 사망하시는 것을 경험하게 되다 보니

감각이 무뎌짐을 느낍니다.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line이 있던 피부를 봉합하고나서

또 아무 생각없이 다른 환자분들의 order를 수행하고


그나마 간혹 환자분들과 대화하는 것은 지친 얼굴에 약간의 미소를 갖게 합니다.

몸도 약한데다가 중환자실에서 정기적으로 하는 채혈이나 간호등으로 제대로 된 잠도

못 자게 되면 사고의 contents가 이상해지는 일이 생겨납니다.

그러면 이분들은 아주 멀쩡하게 우리를 보시지만 대화는 안드로메다로 갑니다.

예를 들자면 "원하는게 어떤거세요?" 하면 "대포 발사" 이런 식인데요,

그래도 extubation하고 이렇게 대화라도 가능하면 이제 슬슬 중환자실을 떠나 병실로 올라가실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모처럼의 주말 off

저녁때까지 잠이나 자야겠습니다.



2010/03/20 00:42 2010/03/20 00:42
JUNN
SNUH Life 2010/03/20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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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10/03/23 10:51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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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UNN 2010/03/23 20:30  수정/삭제

      중환자실 인턴이니까 느낄 수 있는게 아닌가 싶네
      선물은 내가 말한거로 샀다면 싫어할리가 없음ㅎㅎ

      오늘 못가서 아쉽ㅠ다음달엔 널널하니까 세미나라도 꼭 갈께ㅋ

  2. 비밀방문자 2010/03/26 22:45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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